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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푼의 시간

chaminth 2024. 2. 3. 03:57


『한 스푼의 시간』은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가는 노인과 소년 로봇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명정은 마치 아들이 마지막으로 남겨준 선물인 듯한 이 로봇에게 언젠가 둘째 아이가 생기면 부르고 싶었던 이름 ‘은결’을 붙여주고 함께 생활한다. 마치 사람같은 로봇 은결은 명정과 살면서 동네 사람들 시호, 준교, 세주등과 시간을 보낸다.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이지만 생기와 자존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시호, 성실하고 단단한 성품으로 주위 사람들을 살피는 준교, 초기 설정과 매뉴얼 입력으로 처음 은결을 깨워주었던 세주 들은 어쩔 수 없는 가난과 고단한 생활을 견뎌내는 과정에서 무너지고 아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어느 순간에 이르면 제거도 수정도 불가능한 한 점의 얼룩을 살아내야만 한다”는 것을, “부주의하게 놓아둔 바람에 팽창과 수축을 거쳐 변형된 가죽처럼, 복원 불가능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어느 순간 받아들이고 “삶을 응시하는 기본적인 태도와 자존심과 신념”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어느 날 명정은 은결에게 137억 년이 넘는 우주의 나이, 지구의 45억 년 나이에 비하면 사람의 인생은 “고작 푸른 세제 한 스푼이 물에 녹는 시간에 불과”하다고 일러준다.
오늘의작가상, 황순원신진문학상 수상작가 구병모의 신작 장편소설
얼룩, 세탁, 표백, 건조가 반복되는 삶의 비밀을 배워나가는 은결의 이야기

예리하고 세심한 시선, 다양한 경계를 넘나드는 시도와 이야기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구병모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한 스푼의 시간 이 예담에서 출간되었다. 데뷔작 위저드 베이커리 에서 아가미 , 파과 등에 이르기까지 구병모 작가는 도발적이고 환상적인 상상력, 신선하면서도 생생한 캐릭터들, 발군의 문장 그리고 위로와 치유의 서사로 한국 문학의 새로운 축을 담당해왔으며 2015년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로 민음사 오늘의문학상, 황순원신진문학상을 수상했다.

구병모 작가가 파과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 한 스푼의 시간 은 세탁소에 살게 된 ‘소년 은결’이 유한한 인간의 시간 속 숨겨진 삶의 비밀과 신비함을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을 섬세하면서도 차분하게 그려내면서 새로운 구병모의 세계를 선보인다.


한 스푼의 시간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