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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


꿈의 학교, 헬레네랑에에냐 리겔17-317핀란드 교육, 서유럽 교육 등 그들의 선진교육 시스템을 보면 과연 우리도 할 수 있을까? 내 자식까지는 아니어도 내 손주들은 그런 세상에서 공부할 수 있을까?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났다. 우리도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려면 최우선 과제가 교육이라고 한다. 과거의 교육 방식과 다른, 교육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외친다. 그에 발 맞춰 최근 혁신학교가 곳곳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저 현장학습, 축제들만 늘여 교사의 부담만 늘어나는 게 아닌가 의문이었다. 이렇게 열심히 활동만 하다보면 언제 공부한담???그래서 과연 진정한 혁신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 책을 읽었다. 그 책들이 모두 칭찬 일색이라 가식으로 느껴졌다. 유럽에서는 부모들이 모두 부모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공부에 관심도 없고 학습능력이 부족한 것은 제외하더라도 폭력적이고 부적응 학생은 전혀 없나? 요즘 독일과 영국에 이민자가 많아서 문제라는데, 책에 나오는 학교들은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나?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궁금증들이 모두 해소되었다.일단 20년 동안 헬레네랑에 교장직을 수행한 저자가 대단하다. 그녀는 중요한 교육 철학 위에 모든 활동을 벌여왔다. 아, 이점에서 우리나라 학교와 유럽 학교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교사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스펙을 쌓으면 교장으로 승진한다. 그리고 그 교장도 8년을 하면 내려와야 한다. 그러니 교장이 바뀔 때마다 학교 정책도 바뀐다. 교사도 그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년 동안 같은 교장이 자리를 유지한다면 안 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시간이 충분하고 그 의지가 충만하니 성과가 좋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헬레네랑에는 우리식으로 하면 중등 종합학교다. 독일은 초등학교 졸업 이후 진로를 결정한다. 그래서 중학교 진학 시 누구는 직업학교로, 누구는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교로 흩어진다. 그런데 헬레네랑에는 이 모든 게 이루어지는 학교다. 그러나 우리가 이해하기에 중등 대안학교로 여기는 것이 더욱 쉽게 다가온다. 교장이 20년 동안 학교를 경영하면서 새 학년이 시작할 때 학부모와 함께 학교 운영 방침을 엄격하게 수립한다. 그리고 그 방침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학생이나 부모에게는 강력하게 학교를 떠날 것을 통보한다. 문제 학생을 상담해보니 가정문제로 어려워하고 있다. 그러면 교장은 그 부모에게 전화해서 가정일 까지도 조언해 준다. 부모가 사생활이니 간섭하지 말라고 항의하면 교장은 우리가 보호하고 있는 학생에 관한 일이니 간섭이 필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러한 교장의 태도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한 일일까? 아마 교육청에 민원 들어갈까 봐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또 교과 이외의 다양한 활동을 학교에 도입한다. 특히 종합예술인 연극 수업을 가장 중요시 한다. 비전문가인 교사가 프로젝트로 연극 수업을 이끄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헬레네랑에 에서는 외부전문가를 초빙한다. 겨우 주 1시간이 아니라 3개월, 또는 6개월 정도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누구나 연극배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을 사는데 큰 장점이 될 것이다. 학원에 쫓기느라 자기 파악도 할 여유가 없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필요한 기회다.그러나 이런 훌륭한 교장도 처음 부임할 당시에는 환영받지 못했다. 모든 교사들이 거부의 표시로 취임식 당일 장례식을 상징하는 검은 정장을 입고 왔을 정도였다. 뭐든지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는 반대에 부딪힌다. 그러나 저자는 그 고개를 잘 넘었고 영광스러운 은퇴를 맞이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교육의 혁신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교장이든 교사이든 제일 중요한 것을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다.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어느 자리에 있거나 상관없이 일관된 교육을 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 지도하기 싫어서, 학부모 상대하기 귀찮아서 승진하려는 것이 아니다. 남들 앞에 보여줄 수 있는 철학이 바로 섰을 때 교감, 교장과 같은 자리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교육 혁신을 이끌 수 있고 바른 학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혁신학교 만들기’라는 이 시대의 과제를 앞에 두고 있는 우리의 교육현실에서 볼 때 헬레네 랑에 학교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하나의 완결된 모형을 한순간에 이루어냈다기보다는 여러 교육이론과 착상들을 한데 모으고 시도해보면서 ‘자기 자신만의 작품’이 되도록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혁신학교를 꿈꾸는 교사와 부모, 교육관계자들에게 이 책의 저자이자 헬레네 랑에 학교의 교장이었던 에냐 리겔은 학교 혁신의 과정과 경험을 풍부하고 현실감 있게 전해주는 동시에 믿음과 용기를 주는 안내자가 될 것이다.

한국 독자들에게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일러두기

01. 아이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기
- 읽기와 쓰기 배우기
02. 학생생활나눔터의 나무 한 그루
- 프로젝트 수업과 교과수업에서 하는 실천학습
03. 네가 만일……
- 상상력과 학습
04. 진지하게 대화하기
- 종교수업
05. 다투고 화해하기
- 민주주의와 책임의식 배우기
06. 학교 문을 나서서
- 실제 상황에서 배우기
07. 연극을 많이 하면 수학을 잘하게 된다고? 116
- 무대가 곧 학교다
08. 문 걸어 잠근 나홀로 교사를 대신해 140
- 연대를 이룬 교사공동체
09. 실력이 인정받는다 162
- 학업성적의 평가
10. 내가 속한 곳은 여기야 190
- 학교에서의 의례
11. 우리가 개입한다 210
- 사회정치적 참여 :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
12. 벽을 허물기 226
- 공부하고 함께 사는 공간
13. 기업으로서의 학교 238
- 부수입 직접 창출하기
14. ‘학교 문지방’을 넘어 들어오세요! 252
- 학부모들과의 협동과 갈등
15. 평가하기 276
- 학업성취도 평가와 교육의 질 보장

추천사 | 바깥에서 본 교장선생님
감사의 말